대한안과학회·한국망막학회, ‘국민 안심(眼心) 프로젝트’ 제안


대한안과학회·한국망막학회가 더불어민주당과 제21대 대선 정책 현장간담회를 갖고 ‘국민 안심(眼心)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망막학회는 지난 20일 대한안과학회 사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직능본부 부본부장)과 함께 ‘국민 눈 건강 향상을 위한 제21대 대선 정책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과 대한안과학회 최경식 법제이사, 안지윤 부총무이사, 한국망막학회 박운철 총무이사 등 주요 안과망·막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우리나라 눈 건강 실태를 진단하고 안저검사 국가건강검진 도입 등 실명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필요성을 논의했다.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망막학회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녹내장 등 3대 실명질환을 포함한 중증 안질환 발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통계에 따르면 3대 실명질환 진료환자는 2019년 150만에서 2023년 201만명으로 33.1% 증가했으며, 이 중 50세 이상이 전체 진료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대표적인 실명 유발 질환인 황반변성의 경우, 환자 수가 2019년 약 20만명에서 2024년 약 51만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실명은 개인의 삶의 질 저하는 물론, 가족의 돌봄 부담, 생산성 손실 등 사회 전반에 중대한 부담을 초래한다.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에 따르면 양쪽 실명 시 노동능력상실률은 92~96%로, 이는 두 팔 절단(89~95%) 시 보다도 높다.
황반변성으로 인한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6천943억원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공식적 의료비용은 약 4천102억원, 비공식적 의료비 907억원, 간병비 401억원, 생산성 손실 약 1천325억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시각장애의 80~90%는 조기 진단과 관리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으나, 자각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아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안저검사를 통한 실명질환 예방을 권고하고 있다.
안저검사는 약 5분 이내에 신체에 손상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망막과 시신경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로, 3대 실명질환은 물론 고혈압, 당뇨망막병증, 유전성 안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검사 비용도 인당 1만원 이내로 경제적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안저검사를 기반으로 한 당뇨망막병증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안저검사 기반의 스크리닝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해 시력에 변화가 생기기 전 당뇨망막병증을 조기 발견, 치료해 실명을 예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안저검사가 대학병원과 일부 민간검진센터 검진에만 포함돼 있고, 국가건강검진 항목에는 빠져 있다. 대한안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생애 한 번도 안과검진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명 고위험군인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병 진료지침 상 진단 즉시 안저검사 시행 후 연 1회 안과 검진이 권고되나, 실제로는 진단 이후 안저검사를 받는 비율이 23.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망막학회는 실명질환으로 인한 직간접적 비용 증가 및 사회적 생산성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중증안과질환 발생률이 높은 60세 이상 노령층 및 당뇨병 환자, 흡연자 등 실명질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안저검사 국가건강검진 필수검사항목 선제적 도입 및 점진적 대상 확대안을 이번 정책 현장간담회를 통해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국민의 소중한 시력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안과 전문가들과 깊이 있는 논의를 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논의내용을 바탕으로 실명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이사장(연세의대 교수)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실명 위험이 높은 중증 안과질환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실명은 개인의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노동생산성 상실, 돌봄 부담 등 국가·사회적으로 큰 부담을 야기하는 만큼 국민 눈 건강을 위한 정책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망막학회 박규형 회장(서울의대 교수)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 실명을 유발하는 망막질환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통해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국가 건강검진 체계에 관련 검사가 포함된다면 국민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며 국가 비전(Vision)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