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인기 'K-라면',유사품에 혼동…식품업계 "오히려 좋아"
국산 라면 제품의 인기가 해외까지 휩쓸자 디자인과 맛 등을 교묘하게 베낀 유사품이 출시되고 있다. 정부는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라면 수출은 지난 2014년 이후 9년 연속 성장했으며, 올 4월 처음으로 월 수출액 1억 달러(약 1천469억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기준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해 10억2천만 달러(약 1조4천988억원)를 달성해 역대 최고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인기 속에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현지에서 국내 제품을 모방한 유사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라면 브랜드 인도미는 지난 10월 포장지에 한글을 표기한 제품 ‘한국라면’을 내놓고, 일본의 닛신식품은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과 디자인이 유사한 ‘UFO 볶음면 한국식 매콤달콤 까르보’를 내놨다.
업계는 이러한 유사 제품이 국내 라면의 고유성을 인정받았다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과거 양념치킨 라면을 출시했을 때도 일본 닛신식품이 유사품을 출시됐던 적이 있다”며 “세계 시장에서 국내 제품이 인정받는 만큼 이런 유사품이 범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불닭볶음면을 생산하는 삼양식품 역시 “맛이 아닌 포장지나 디자인 등을 카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워낙 국내 라면의 유명세가 크다 보니 카피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 소비자로 하여금 유사품을 국내산으로 혼동케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한국 라면’의 경우 광고 모델로 국내 가수인 뉴진스를 섭외했고, 광고와 포장지에 한글과 한국어를 넣어 충분히 오인이 가능한 상황이다.
농심 관계자는 “만약 질 나쁜 유사품을 해외 소비자가 섭취했을 경우, 국내산으로 오인해 국내 제품의 신뢰성을 떨어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삼양식품 역시 “제품을 출시할 때 표절이 인정되지 않을 정도로 교묘하게 베끼다 보니 현실적인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허청 관계자는 “현지에서 판매 중인 유사품이 현지 소비자에게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와 실무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