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서 통한 '폭싹 속았수다'..."가장 한국적인 콘텐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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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서 통한 '폭싹 속았수다'..."가장 한국적인 콘텐츠의 힘"

[지디넷코리아]

‘귤이 달지 않은 날에도 웃자.’

넷플릭스 태국판에서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이렇게 번역됐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 방언으로 “정말 수고했다”는 뜻이다.

제주 방언을 쓰는 시대극이면서 느린 호흡의 멜로드라마가 한국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에서 전세계 시청자의 감정을 흔든 이유로 보편적 가치를 뛰어넘는 가장 한국적인 특수성이 꼽혔다.

이성민 방송통신대 교수는 21일 열린 세미나에서 '폭싹 속았수다'의 글로벌 흥행 비결에 대해 "보편성 아닌 특수성의 힘"이라며 "과거엔 한국 콘텐츠가 보편적 코드에 맞추려 했다면, 이제는 오히려 지역성과 정체성이 공감의 원천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성민 교수

이 교수는 또 “과거에는 한국 시장에서만 소비될 수 있는 콘텐츠가 제작됐다면, 글로벌 OTT는 소수 취향의 콘텐츠도 전 세계로 나가 다수의 호응을 얻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그 결과 한국 콘텐츠는 스케일업과 장르 확장의 기회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한국적인 콘텐츠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면서 국내 창작자는 글로벌 수준의 제작 환경, 다양한 장르 실험, 후반 작업 및 현지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창작 감각을 축적하고 있다. 그 덕분에 지난 2023년 넷플릭스 기준으로 글로벌 시청 상위 콘텐츠 100편 가운데 35편이 한국 콘텐츠가 차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가 국가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교수는 “사람들은 영상 콘텐츠를 통해 한국 인물에 감정 이입하고, 문화를 이해하고, 연대감을 느낀다"며 "이는 한국에 대한 호감과 관심, 더 나아가 신뢰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막 글로벌 주류 진입의 문턱에 선 시기”라며 “지나친 기대보다 중요한 것은 이 구조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산업 전략으로 연결할지에 있다”고 내다봤다.

이성민 교수와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콘텐츠부문VP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콘텐츠 부문 부사장은 “넷플릭스는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한국 콘텐츠에 매료된 동반자”라며 “이야기를 잘 쓰고 화면으로 구현해내는 한국 창작자들의 역량은 넷플릭스 내부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작품에 수백 명의 인력이 투입되는데, 우리는 창작뿐 아니라 후방 산업 전체를 함께 성장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에 대해 “제주 방언, 과거 배경 등 한국적인 요소를 고스란히 담았지만, 시청자들은 감정선에 깊게 반응했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자막, 더빙, 홍보를 포함한 현지화 전략에서 ‘감정의 등가 번역’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예컨대 '폭싹 속았수다'는 영어판에서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 대만판에선 ‘고진감래(苦盡柑來)’로 번역돼 원문의 정서를 보존한 사례다.

강 부사장은 “지금은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프리미엄 콘텐츠로 소비되는 시대”라며, “기대에 부응하려면 더 큰 투자가 필요하고, 이는 산업이 진화한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콘텐츠는 한국의 음식, 언어, 감성, 풍경을 담고 있는 ‘한국의 광고판’”이라며 “한국 콘텐츠의 감정이 전 세계와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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